외할머님께서 위독하시다.
어머님은 몇달간 마음을 다잡고 계시고, 자주 외삼촌댁에 가시며
당신의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계신다.
삼촌댁 풍경이라면
외가댁 증손주가 돌아다니고 할머님은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시니
자리에 사이에 앉아있기가 불편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어머님도 이미 환갑을 넘어,
세상이치와 지혜를 갖고 계셔도
엄마와의 이별엔 너무 많이 힘드신것 같아.
형님은 학회로 스위스에 가고 없으니
집안을 감싸는 이별의 감정에 나는 어떻게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내게도 다가올 이별도 이렇게 힘들겠구나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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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2
이 날 돌아가셨다.
글을 쓰고, 2시간여 지났을까.. 급박하게 울리는 전화벨소리..
가슴이 내려앉는듯한 좋지않은 차가운 느낌
부모님 모시고 장례식장에서의 3일
너무 장례를 돕고, 아는것 많아도,
마치 이날을 기다렸다는듯한, 다른곳에서 공부해온것같은 죄스러움.
잘모르는 상주의 무지가 정상일지도 모르지만 외려 정성스럽지 못한것 같은 책망.
벌써 노인이 된 며느리의 흘러나오는 철없는 말투도 개탄스러워.
화장터에서 장지로, 너무 빠른 삼일째의 날이 지나고,
아득한것 같은 삼일후의, 다시 하루가 지났고,
삼우제가 내일인데, 다시 어두운 저녁이 되고 다시 감정은 복받치고,
올해따라 늦은 장마가 시작하여 비가 오니
어릴때 어머니가 해주던 동화가 사무친다.
어머니와 할머니와 나만의 보잘것 없던 에피소드가 떠올라 버렸다.
10살쯤인지.. 엄마의 엄마가 왔다고 엄마는 들떠있었고
나는 실수로 식탁의자로 엄마의 발가락을 찌은 적이 있었다.
엄마의 어리광이었을까. 아프다고 할머님께 엄마가 응석을 부리는게 너무 민망하고 미안하여
내가 울어버렸던 기억. 어른들은 웃고 지나간 추억인지라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장례가 지나고, 돌아가시고 나니, 하나씩 하나씩 뭔가 생각나서
힘들어지네.
어릴때 엄마가 내가 말 잘 안들을때자주 해주시던 청개구리 이야기.
나는 어린마음에 이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잘안들으려 했었다.
(-_- 난 나중에 애들한테 슬픈이야기는 안해줘야지 라고 생각도 했었던것 같다)
엄마 개구리와 아들 개구리가 있었다.
그런데 아들 개구리가 얼마나 말을 안 듣는지
엄마 개구리가 오늘은 산으로 가자하면 냇가로 가고
냇가로 가자하면 산으로 가는 아들 이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개구리가 고민에 쌓였다.
내가 죽거든 어느 산에다 무덤을 만들라고 해야 하겠는데
매사 반대로만 하는 아들 개구리가
필경은 냇가에다 무덤을 만들 것 이 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을 불러놓고 마지막 유언을 하였다.
내가 죽거들랑 냇가에다 무덤을 만들라고,
얼마 후, 엄마가 죽어 무덤을 만들게 되었는데
평생 어머니 말씀에 반대로만 하던 청개구리는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크게 후회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청개구리는 이제라도 어머니 말씀에 순종을 해 보겠다고
어머니 말씀대로 어머니 무덤을 냇가에다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냇가에다 무덤을 만들고 보니 비만 오면 걱정이다.
어머니의 무덤이 장마 물에 떠내려 갈 것 갖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개구리는 비만 오면 마음 졸이며 울어대는 것이다.
개굴개굴개굴개굴
삼우가 내일인데.. 비가 오기 시작했네..
자꾸 우시는 엄마, 힘들어하시는 아버지..
힘든 시간이 수이 지나가야할텐데..
형이라도 곁에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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