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벌써 보고싶어요.
나이가 그리 먹어도 철딱서니없이 팔랑거린것같아 너무 미안하고
그저 내 욕심에 이번에도 무사히 함께 집에 올거라고 믿었던 자신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 입원실에서도 잘될거라고 지켜줄거라고 그렇게 믿었어요.
미안해요. 그렇게 가버리실줄 몰랐어요.
꼭 잡아드릴걸, 더 안아드릴걸
수술실들어가실때, 나오실때, 공포스럽게 헤어질때마다 저는 울까봐 말도 못하고
그저 손밖에 못잡아 드린게 너무 미안해요. 내가 울먹이면 무서워하실까봐
그저 손만 만지막거렸어요.
저는 함께 일상으로 돌아올거라 믿었어요. 매번
첫번째 수술전 옆 침대 할아버님처럼 되지 않을거라고 그런일은 일어나지않을거라고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모든것들이 나의 일이 되고 우리의 일이 되고 말았었어요.
첫수술하고 병원이 너무 무서워서 병원화장실에서 숨어 울었어요.
또 두번째수술을 하게됐고 수술방 앞에서 아빠 피를 묻히고 나온 의사랑 의논할때는 실신할뻔 했어요.
결국 중환자실에 들어가시되고, 혼자 집에 오는데 고개를 들수가 없었어요.
혼자 돌아오는것 같이, 엄마 형한테 너무 죄스러워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어요.
마치 어린시절 잘못하고 집에 돌아오는 것 같이 머리가 땅에 닿을것만 같았어요.
의사라도 잡아 화내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어요.
그럴까도 생각했지만 차마 해될까 마음 다져먹기를 여러번이었지요.
돌아가셨을때도 믿지 않았고 눈물도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한달동안 아빠랑 같이 있었으니까요.
저는 아빠의 따듯한 체온 손의 힘 모두 마음에 담을 시간이 있었으니까요.
그저 미안한게 엄마와의 시간이 너무 작아서
엄마힘들까봐 그랬는데... 아빠와 엄마의 시간을 못드린것같아요.
장례마치고 유품정리하면서
아빠의 인생을 돌아보니 감히 가늠이야할까마는,
엄마와 아빠의 시간을 더 많이 드렸어야했는데
그 긴 시간 함께 하셨는데 준비할 시간을 못드렸구나 싶어요.
처음으로 아빠 만난 얘기, 싸운 얘기, 젊을때 이야기 엄마한테 들었어요.
이사 다닌 얘기도 들었어요. 부부싸움한 날의 그 집안공기 그런날들의 어릴적 기억이 났어요.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지금의 날들이 되었구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제가 좀 더 여러 증상들에 적극적으로 더 빨리 관심갖고 공부했으면
신장도 당뇨도 암도 미리 막을수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요.
무지하고 무심했었나봐요. 미안해요.
6년간 저는 병원가는게 좋았어요. 힘들고 귀찮은적 한번도 없어요.
철딱서니없게도 그냥 아빠랑 바람쐬러 간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제서야 병원이 무서워졌어요.
지금은 병원 구석구석 모든곳이 스칠때마다 너무 힘이 들어요.
아직도 아빠가 지켜주고 있고 그 그늘에 살고있는데
계속 유품과 생활속에 남은 흔적들을 정리하는게 너무 힘이 들어요.
사진보는것도 글을 쓰는것도 정리하는것도
자꾸 울면 엄마가 힘들까봐 그것도 힘들고요.
조금더 괴롭히다가 가셔도 됬는데 그렇게 서둘러 가지말지.
나는 괜찮았는데
하나도 안힘들었는데
아빠 사랑해요. 미안해요.
소박하고 사랑이 가득했던 아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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