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11월15일 작은 꼬맹이의 하루..        ibach ( HOMEPAGE ) 05-02 20:44 | HIT : 166
 

작은 꼬맹이의 하루.. 
                                                          작성일 2001-11-05 오후 11:15:34

 

어느새 찾아온 피곤한 몸뚱아리 틈 바구니에..
이르게 찾아온 추위는 나의 몸을 놓치지 않았다..

내몸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작은 나를 이끌고 이리저리 쓸려 다녔다..

 

열심히 한다고 잘 한다고
실장님의 칭찬도 더이상 기운을 내게 하진 못한다..

감기로 열이 잔뜩 올라
입술이 갈라지고 홍조로 상기된 얼굴..

 

작은 꼬맹이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실장님의 말들은 더이상 위안이 되지 못한다.

아니 그것을 보고
위안삼아 던진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웃는 얼굴이 보고싶었을까..
선뜻 카드를 건네주며, 컴퓨터를 사오란다..

아이처럼 새 부품에 반짝거리는 내 눈을 보고는
안심이 됬는지.. 상냥한 말들을 던진다..

 

온몸이 둔기로 얻어 맞은듯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온다..

좋아하는 사람이 준 스웨터도
병든.. 지친 나의 몸뚱아리에 스미는 바람은 더이상 막아주질 못했다.

마음이 떠났을까..


을씨년스런 길을 마치 소년이 어둠을 두려워 하는

행동처럼 눈을 꼬옥 감고 앞으로만 걸었다..

입술은 결국 터지고, 얼굴엔 다시 열꽃이 피어오른다..
언젠가 친한 동생이 감기든 나를 보고 이것저것 약을 지어준적이 있다..

 

보살핌의 그리움 이었을까..
아쉬움 마음을 접어두고.. 그저 주저 앉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집이라는 곳에 간신히 들어왔다..
부모님의 보살핌처럼 그리 크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내일 아침이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이
집을 나설것이다..

아.. 글을 아침에 써야겠다..
저녁엔 너무도 힘든 마음 뿐이어서..

 

PS : 걱정되어 문자와 글준 후배들에게 감사한다..
       버팀목이 되지 못하고 휘청대는 모습 보여 미안하고.. 언젠가는 무엇인가 되어있겠지..

 

내 이십대는.. 무엇인가가 되어있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쌓여 있었던것이 아니었을까..
저 우울한 고지식한.. 청춘..
지금은 때가 많이도 묻어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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